본문 바로가기

출판은 말이죠.

#22. 그 책의 더운 표지가 좋았다

Yes24 :  m.yes24.com/Goods/Detail/91401342

 

그 책의 더운 표지가 좋았다

계절이 가면 다시 계절은 옵니다. 사람도 자연을 닮아 서로의 곁에 잠시 머물다 다시 갈 뿐입니다. 떠남이 없다면 남겨지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만, 머물기도 하고 때로�

m.yes24.com

 

 

 

첫 산문집

그 책의 더운 표지가 좋았다

입니다.

 

Yes24에서 첫 시작을 알립니다.

잠들지 못한 채로 맞이한 이른 아침

지인의 메시지가 졸린 눈을 밀어냅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올라간 책을 보시고는

이른 아침 알람 소리보다 이르게 소식을 전달 받습니다.

 

저는 사실 책이 나왔다는 것보다

제 자신의 일인 것처럼 기뻐해준 그들이 더 생각납니다.

 

저는 급하게 책을 훑고는 저보다도 더 오랜시간 기다려준

이들에게 반가운 연락을 남깁니다.

 

본인이 더 벅차오른다는 말과

경상도 사람이라는 말에 갇혀있던

다정함들이 어색한 듯 정겹게 흘러 나옵니다.

 

"야 솔로몬 책 나왔으니까 사서 봐라"

"내가 다 가슴이 벅찬다 오던 잠도 다 달아나네, 너무 고생했다. 얼른 푹 쉬어라"

"종이책은 왜 없어? 내가 투자할게 몇 부면 돼?"

"오빠 다른 곳도 올라가면 다 말해줘!"

"리디북스에 올라가면 제가 먼저 찾을 겁니다! 얘기해주지 마세요"

"나는 모르겠다. 니가 이걸 쓴 과정을 지켜봐서 그런지 마음이 좀 그래서 보다가 덮게 되더라"

"너무 축하해. 레알 멋지다 정말로"

"빨리 보고싶네요. 얼른 보고올게요 좋은 산문집 고마워요 몬 작가님"

"고생 많았다 늘 사랑한다"

"아들 사랑한다"

 

 

종이책은 왜 없냐는 말

필요하면 투자할테니 종이책을 찍으라던,

축하한다는 말보다도 더 빨리

단체 대화방에 링크를 남기며 구매를 부추기던 친구의 말,

너무 너무 고생이 많았다며

이제는 가서 푹 좀 자라던 친구의 말,

리디북스에 올라오면 이야기해주겠다 했더니

본인이 먼저 찾아내겠다던 말,

빨리 보고싶다 하시며 긴말씀을 줄이시고는

얼른 읽으러 가신다던,

고생이 많았다며 늘 사랑한다는,

그간 지켜본 노고가 맘에 걸려

글을 읽다 책을 덮었다는 말들.

모두너무 감사합니다.

 

한없이 작은 사람을 오랜시간 지켜봐주시며

할 수 있다는 말과 독려를 아끼지 않던

사랑하는 그대들 모두 너무 고맙습니다.

 

책이 나왔다는 기쁨보다 보잘 것 없는 저를

오래도록 지켜봐주고 기다려준 그대들이 떠올라 자꾸만

뭉근해집니다.

 

오랜만에 그대들을 만나

하나하나 손을 잡고 묵은 안부를 전한 것만 같아 

가슴 어딘가 벅차오르는 기분입니다.

 

사랑하는 그대들 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가끔 저는 그런 말을 하곤 합니다.

 

"시간으로 진 빚은 세월로 갚아야 한다"는 말 말입니다.

작가, 시인의 본분은 좋은 글과 진심입니다.

 

오래 기다려줘서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몇 해나 묵은 지도 모를 빚입니다.

좋은 글과 세월로 조금씩 갚겠습니다.

 

다시 한번 머리숙여 감사합니다.

 

-

이 솔로몬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