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귀

(2)
#24. 글, 걸음의 생각 때로는 발이 이유를 알 때가 있다. 머리로는 정리되지 않는 것의 이유를 몸이 기억하거나 걸음이 그 이유를 알 때가 있다. 선택이라는 것은 개인에게 속하지만 결과는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항상 논리로 모든 답이 내려지지 않듯 생각처럼, 생각으로 그 답을 내리기 어려울수록 걸음의 생각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 선택과 과정 다음, 결과 이성과 논리로 점철된 듯하나 결국,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때 다시금 깨닫는 인간의 무지처럼 때로는 걸음과 자연스레 흘러가는 구름의 관성에 그것을 맡길 필요가 있다. ⠀ 순응 ⠀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이듯 해지고 달, 달이 해를 앞설 수 없는 것처럼. ⠀ 걸음의 생각/ 이 솔로몬 https://www.instagram.com/p/B5aSJAsF4JW/?utm_..
#3. 난 혼자지만, 혼밥이 좋아 여름에도 뜨거운 심장이며 겨울에도 뜨거운 심장인 당신을, 흙먼지 탈탈 털어내며 이마의 땀을 닦아내며, 당신을 나사를 조이며 툴툴 거리는 당신을, 조이며 그 이마를 짚어주고 싶다 북서풍의 계절 모락모락 김은 나고 대파처럼 듬성듬성 푸른 청춘 떠있는, 당신을 소금을 치며 후추를 치며, 당신을 밤늦도록 모락모락 뜨거운, 당신을 한 그릇 다 비우고 싶다 난 혼자지만, 혼밥이 좋아 정훈교 시를 쓰는 내게도 시는 어렵다. 언제부터일까 시가 우리에게 어려워진 게 하지만 예술이 어렵다고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게 쓰거나 그림을 그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순수문학, 예술은 예술이다. 시를 쓰는 나는 그 어려움의 간극을 조금씩 메꾸며 마냥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여전히 어렵다. 시도 그렇다. 당신을 읽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