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윤택한 삶은 그런 것이지요.

#10. 글, 어수룩한 고백

📸 by :  https://pixabay.com/users/petrganaj-16058207/

 

"저는 25살이고요. 그냥 뭐 놀고 있습니다."

예비군 훈련을 받던 중 주어진 자기소개 시간, 한 청년의 용감한 고백.
무의식중에 일어나는 생각들과 어수선한 정적

25살은 꿈을 가지고 목숨을 거는 사람이 되어야 하나
30살은 번듯한 직장을 가져야 하나
35살은 만나는 사람이 있어 결혼해야 하나
40살이 되면 자식이 있어야 하나

이 모든 것을 다 갖추면 멋지고 일반적인가
하나라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시대에 뒤처지는 삶을 사는 사람일까
기준을 정한 사람은 누구이며 과연 그는 그러한 삶을 살고 있는가
행복이 종이를 재단하는 것처럼 깔끔하게 재단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 기준은 누가 만들어 낸 것인가
직장이 없는 사람은 한숨 소리를
꿈이 없는 사람들은 혀를 끌어 차는 소리를 듣는 것으로
그렇게 쉽게 정리되는 것인가

사람마다 각자의 시기가 모두 다른 것을
모두가 같은 삶을 살아야만, 같아야만 행복한 삶이라는 듯
말하는 것은 얼마나 무례한 일인가
저 청년의 용감한 고백보다 당당하게 제 삶을 말할 수 있는 이
과연 그 많은 사람 중 얼마나 있었을까

시기에 맞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다는 생각,
각자의 때와 그에 맞는 노력은 늘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가져오기에
당당한 그 용기가 필시 그에게 멋진 삶을 선사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기에 맞는 것이란 존재하지 않으므로
나는 그 수많은 고백 중,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그 청년의 고백이 가장 빛나 보였다.

어수룩한 고백/ 이 솔로몬


19.01.31

https://www.instagram.com/p/B_w3CRSliNn/?utm_source=ig_web_copy_link

 

이솔로몬(@lslm_93)님이 Instagram에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 * * * ⠀ "저는 25살이고요. 그냥 뭐 놀고 �

좋아요 112개, 댓글 12개 - Instagram의 이솔로몬(@lslm_93)님: "* * * * ⠀ "저는 25살이고요. 그냥 뭐 놀고 있습니다." ⠀ 예비군 훈련을 받던 중 주어진 자기소개 시간, 한 청년의 용감한 고백. 무의식중에

www.instagram.com

 

예비군을 받던 중이었습니다.

그때는 저도 글을 본격적으로 쓰던 때가 아니었지요.

밖에는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저희는 별다른 방도가 없이

실내에서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정에

각자 자신을 소개하며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이 왔었습니다.

 

"저는 25살이고요. 그냥 뭐 놀고 있습니다"

한 청년은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적은 산 너머로 길게 떨어지는 해처럼길어지곤 했습니다.

 

당당한 그의 목소리와는 반대로

사람들은 어색한 묵음만 남겼습니다.

저는 사실 그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모든 것이 정해진 일을 따라 일어나야만

이상하지 않는 것처럼 보는그들의 시선 말입니다.

 

그들과는 반대로

그가 멋있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보다 자신에대해 떳떳하니까요.

 

세상에 모든 일이 정해진 채로

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어느것 하나 제 맘대로

우리의  마음대로 되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살아본 적도 없는 삶을 비난하며

혀를 끌어차는 어른이 되지는 않겠습니다.

꿈을 가지고 열심히 또 당당히 사는

그들을차라리 응원하겠습니다.

 

그는 참으로 멋있는 사람입니다.

그의 모든 행보를 응원합니다. 

 

'윤택한 삶은 그런 것이지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 글, 어버이 마음  (12) 2020.07.26
#16. 글, 호흡이 멈춘 밤  (18) 2020.07.19
#15. 글, 자정  (14) 2020.07.17
#12. 글, 손톱 조각  (19) 2020.07.14
#9. 글, 집 만능주의  (14) 2020.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