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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한 삶은 그런 것이지요.

#12. 글, 손톱 조각

https://www.instagram.com/housingsystem/

 

한없이 사랑을 주어본 사람은 안다
무언가를 주고도
더 줄 수 없어, 줄 것이 없어 그저 미안한
끊임없이 사랑을 쏟은 사람은 안다
사랑하는 이에게, 사람에게
진정 사랑을 쏟은 자만이.

더 줄 수 있는 게 없어 미안하다는 말
이것밖에 줄 것이 없어 미안하다는 말

내심 마음에 걸려 건네는 응어리진
한없이 부어도 도무지 차지 않는
사랑을 쏟아본 사람은 안다
응어리진 채 풀리지 않은 미안함을 가슴에 묻고 살다
그제야 아주 조금
숨 돌릴 틈에
자그마한,
조막만 한 마음 건네며
미량의 죄책감을 털듯 뱉어내는 말이라는 것을
그들은 안다

나 그제야, 잘려나간 손톱만큼
어머니 마음 헤아려본다

손톱 조각/ 이 솔로몬

https://www.instagram.com/p/B6IrFyNldO7/ 

 

Instagram의 이솔로몬님: “* * * * ⠀ 한없이 사랑을 주어본 사람은 안다 무언가를 주고도 더 줄 수 �

좋아요 235개, 댓글 12개 - Instagram의 이솔로몬(@lslm_93)님: "* * * * ⠀ 한없이 사랑을 주어본 사람은 안다 무언가를 주고도 더 줄 수 없어, 줄 것이 없어 그저 미안한 끊임없이 사랑을 쏟은 사람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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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잘지내나요

내가 오래동안 사랑했던

그대들은 잘 있나요

나는 잘지내요.

 

시간이 한참 지나고서야

그대들을 통해 나도 배웠네요.

그대들은 잘 지내고 있나요

 

지나고 나니 미안한 것들만 남네요

좋은 것들만 주고 

최선의 것들만 남겨주고 싶었는데,

이미 모두 정리된 것에는

닿을 곳이 없는 혼잣말만 남게 되네요.

 

물론 그때가 그립다거나

돌이키고 싶다는 건 아니에요.

조금은 더 최선을 다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지요.

 

그래도 고마웠어요.

나는 그대들을 만나며

깊고 넓은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은알 것만 같아서요.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아

발을 뻗어 물 아래로 들어가보면

끝도 없이 깊어

허우적거리던,

온전히 헤어릴 수 없는 그 마음 말예요.

 

다 주고도 더 줄 것이 없어 미안해 하던

넘치게 주고도 더 주지 못해

눈물짓던,

그들의 밤과 눈빛을

이제야 조금은 알 것만 같거든요.

 

구름을 잡고파 하던 그때는 지나갔지만,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이

이제는 되려

저를 편하게 만들어

최선을 다해 지금을 살 수 있게 되었거든요.

 

고맙고 또 미안했습니다.

나를 사랑했던 그대들

모두 잘지내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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